일상 2011. 9. 21. 18:21

구속된 동전님들 해방기

두 돌이얼마 남지 않은 아들 녀석이 언젠가부터 바람직한 버릇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.

누군가가 동전을 쥐어주면, 활짝 웃으며 등을 보이는 것입니다.

등을 보이는 이유는... 뒤에서자신을 안아달라는 뜻이지요...

자신의 두 팔이 자유로운 상태로 안아서 진열장에 있는 저금통 앞에 데려다주면...

뚜껑을 열고 동전을 저금통 속에 예쁘게 넣습니다.

저금통은 '어여쁜 돼지'가아닌... 바로 요놈!

홈플러@에 가면 볼 수 있는 5리터짜리 생수입니다.

자취생 시절(대략 2008년으로 기억됩니다) 애용했었는데, 버리기 아까워 저금통으로 사용했었죠.

간혹 주위에서... '교체용 생수병'을 저금통으로 쓰시는 분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요.

(이거 다 모으면 진정 재벌될 듯...)


용량이 꽤나 크다보니, 몇 년이 흘러 결혼을 하고 이사를 두 번 할 때까지도 다 채우지는 못했었는데...

짜잔!

아들 녀석의 기특한 습관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드디어 다 채웠네요.

뿌듯~

사이즈 비교를 위해 일반 1.5리터짜리 주스병과 비교해 봅니다.

뭐 그닥 차이가 많이 나보이지 않는군요 ㅡㅡ;

바닥에 내리기 위해 손잡이로 들다가 플라스틱 손잡이 끊어질 뻔 했습니다.

대략 무게는 저~기 아래에 나옵니다.

드디어 갑갑한 동전 해방작전 개시...

감행했으나, 주둥이가 좁아서 잘 나오지 않네요.

마눌님께서 가져오신 나무젓가락으로 '후벼도' 땀만 삐질....

이러다간 밤새겠다 싶어서....

갈랐습니다. 시원하게.


처음엔 시원하게 쏟아져 나오는 걸 보니 '짜릿'하더니...


쏟아놓고 보니.. 걱정이 앞섭니다.


이걸 언제 다 정리하냐ㅠ

최선을 다해.. 분류 작업에 들어갔습니다.

단순 '분류' 작업에만 정확히 한 시간 걸리더군요 ;;;

분류를 마치고 나니....

손이 이모양 이꼴 @ㅠ@

이래서 돈이 지저분하다고들 하나봐요.

분류를 마친 '동전님'들을 작은 등산배낭에 모시고 '우체국'으로 갔습니다.

도대체 무게가 얼마인지 궁금했으나, 집에 체중계가 없거든요.

우체국이면 '계량'과 '교환'을 동시에 할 수 있겠다 싶어서...ㅎ

도착하자 마자 저울앞으로 가서 가방을 올려놨습니다.

나 님: 무게 좀 재볼게요

직원님: 이 상태로 보내실 건 아니시죠?

나 님: 보낼 거 아닌데요...
직원님: ???

어깨를 압박하던 무게감에 비해 생각보다 많이 나가지는 않더군요...

금액이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살짝 실 to the 망.

요건 나중에 빈 가방 무게...

계수는 금방 끝났습니다.

물론 기계의 힘으로요.

약 4년 간의 작은 정성 혹은 재미가 지폐 몇 장으로 변신하고나니, 조금 아쉽기도 하네요.

마눌님이 메시지로... 아들 녀석이 저금통 없어진 걸 보더니 '어, 없네?' 했다네요.

이제는 굳이 사다 나르지 않아도 되는 저 생수사러 간만에마트 함 들러야겠습니다.

이번엔 동전의 액면가 순도를 조금 높여서... 다시 시작합니다.

다음 목표는... 중고차 한 대?ㅎ

그나저나... 언제 또 다 모으나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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